빨간 구두

*15세 이상 관람가


욕설•폭력•자살행위 등
다소 불쾌감을 느끼게하는
자극적인 표현이 사용되고있습니다


유의바랍니다.











사람 하나 빠져죽어도 모를
새벽바닷가 모퉁이에서 여자 두명이 실랑이를 벌인다

“쓸모없는 년, 그냥 죽어버려”








이건 좆같은 새엄마가
10년만에 만난 딸한테 처음으로 한 말이였다







아직도 내가
지 남편을 꼬셨다고 믿고싶은거겠지







“멍청하긴”







이 거지같은 상황에 웃음만 나와
중얼거리며 피식웃자



그게 또 기분을 상하게 만든건지
주먹을 쥐며 앙칼진 목소리로 나를 죽일듯 째려봤다





“뭐..? 뭐라고 했어 이.이 개년이”





저런것도 엄마라고
아니



아니다



엄마가 아니였지 참




나를 낳고 죽은 친엄마
그런 내가 불쌍했는지 어느 날 데려온 새엄마
그 후에 아빠가 또 죽고



아빠의 보험금을 타내기위해
계속 데리고살다가

새로 재혼한 그 새끼는

같은 집에 살면서 눈을피해
밤에 내 방에 들어왔고

그녀에게 걸려
내가 본인을 꼬셨다고 거짓말을 쳤다




본인이 선택한 남자가
그런 쓰레기새끼란걸 믿는 것보단
피도 안섞인 여자애 하나 버리는 선택이 맘편했기에





결국 나는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추운 거리로 쫓겨났었다






이젠 관련도 없는 사람이지







“돈 내놔 니가 가져갔던 내 돈”






“버려놓고 왜 찾나했더니 그거였네”






꿈틀거리는 미간





“아줌마. 그거 우리 아빠돈이에요”







“내놔 내놓라고”






안주겠다는 내 뜻에 눈이 돌아간건지
재빠르게 손을 올린다


머리채를 잡기 위해 올린
그녀의 긴 손톱에 긁혀 생채기난듯
아까 맞은 뺨이 이제서야 쓰라리기 시작했다






미동도 없는 내 모습에
불안해진 눈으로 잡아끌며
바다쪽으로 데려간다






“차라리 죽여”






같잖은 위협에 뱉은 내 말이
크게 자극된건지 아예 물 속으로 들어선다






첨벙첨벙






귀여운 물장구 소리가
사람을 죽이는 소리라니


우스워








바다에 던져버린 나를 노려보다
정신이 든건지


황급히 도망치는 그녀







비루한 내 인생에
이런 마무리도 나쁘지않다고 느껴
얕게 눈을 감았다






주제에
너무 오래 살긴했어





후딱 편안해지길 바라며
파도 속으로 사라져가다가


내 팔을 잡고 끌어내는 느낌에
놀라 눈을 떳다







“미쳤어요?????“






재빠르게 육지로 끌고나온 그는
나를 모래사장에 눕힌채




왜인지 화난 표정으로
나를 다그친다







토하듯 뱉는 바닷물을 보자
안정을 취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한건지
서서히 작아지는 목소리





“쉽게 포기하지마세요”





귀찮아..
또 피로가 쌓인건지 아득해지는 시야에
결국 정신을 잃었다












**

건물 한채 가리지않는
명백한 시골 하늘





도대체 어디서 잠든건지
이제 그만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햇빛에
미간을 꾸기며 몸을 일으켰다






“..불쌍한 사람이야.”




방 한 쪽에서 들려오는
어제 그 남성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신발을 신기위해 발을 움직이다
크게 울린 마루 소리에



인기척을 느낀건지
점차 작아지는 목소리

급히 마무리 지은건지
문밖으로 나오는 듯한 효과음이 들려온다







“잘 잤어요?”

왜 멋대로 데려왔냐고 따지려다
티없이 맑게 웃어보이는 얼굴을 보자
삼켜버린 말



웃는 얼굴에 침못뱉는다더니
옛 말 틀린거 하나없네




“고마웠어요.”





미동없는 표정으로 고개만 까딱이며
나서려고 들자
놀란 표정으로 내 손목을 붙잡는 남자






“아아-!! 미안해요”




잡힌 손을 째려보자 더더욱 놀란 표정으로
힘도없이 잡은 손을 금방 풀어넘긴다






“괜찮습니다. 신세져서 미안했어요”





신경도 안쓴다는듯
앞만보고 걸어가려고 하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가려진 시선에도 보이는 듯 하다




다람쥐마냥 펄쩍거리네..





“..할 말 있으면 얼른해요”





묘하게 신경쓰여서-





“좀만 더 있다가요”











낯선 사람에게도 친절을 베풀수있는
아량넓은 사람


너무 간만이라


진작부터 비틀어진 시선으로
그를 대하다보니
모든 베품에 반응하는 법을 잊어버린듯하다







“웬만하면 있다가지”

피곤한듯
몸을 비틀며 나오는 또 다른 남성






“내가 알아서-“





순간 확올라오는 짜증을 꾹누른채
말을 아꼈다




됐다..



지 친구 속상한거 보기싫은건지
억지로 나와있는 사람 마냥 빤히 쳐다보는게





제법 개가 사람 경계하는 모습과 비슷해서
아닌척 주인을 지키려고 서성이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재밌네






“그래요 좀 얼마나요?”




“원하시는 만큼..”




순수하기도해라




“그러다 제가 아예 눌러앉아버리면요”




“괜찮아요 그래도”




니 친구는 안 괜찮아보이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재밌어져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내가 당연 싫다고 할줄알았겠지
멍청한 강아지야-




아주 대놓고 찡그리는 표정에
쾌감을 느낄 정도였다



아무래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보단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게 익숙해서





“짐 어디있어요? 같이 가지러갈까요??”





해맑게 물어오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 정도는 제가 할 수있어요”




뭐가 또 아쉬운건지 알았다며 축늘어진채
미소짓는 남자





“또래같은데 말 놓을까”




어거지 존댓말




“그래 그러자”





“윤두준 29살”

“갑이네”




관심없단 말투로 대꾸하자
옆에 있던 화사한 남자가 말을 잇는다




“저도 29이에요 동갑이구나!!”




“신기하네요”




또래 정도로만 생각했지
동갑일줄은 몰랐는데


새삼 티없이 맑은 저 남자가
동안이란 생각이 들었다







“..”

그런 내 생각이라도 읽은건지
빤히 쳐다보는 윤두준이란 남자덕에
침 삼키다 사레들린듯 목이 막혀왔다




“켁..”





나쁜 생각한것도 아닌데
괜히 찔리게




“괜찮으세요?”




걱정어린 말과 함께
작은 물병을 건내는 모습이

참..

사람 더 못되게 만드네




“감사합니다..”





물을 마시며 주변을 살짝 둘러보는데
생각보다 큰 집




시골인줄 알았더니 시골 느낌은 아니고
서울 외각인가?



애초에 바닷가에 있던것도
거의 끌려가듯 갔던지라 정확히 여기가 어딘지




“바닷가에선 좀 많이 먼 곳이에요..”




표정이 한순간에 어두워지는데
바닷가에서 있던 일 때문인가보다



“아..네
둘이 사는?”




“아니 네명-“



본인한테 물어본거 아닌데
참 뻔뻔하게 잘끼어든다



“이젠 다섯명이지~”




나를 쳐다보며
또 또 환하게 웃는 남성
-아니 이기광



그래 내가 졌다





“-..~”




같은 마음이였던건지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만 돌리는 윤두준


너도 저 사람앞에선 성질 못부리는구나




“쉐어하우스에요- 어..
한 명은 잠깐 본가에 올라갔고 나머지 한명은 올때가”







“형..?”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섬칫했던 것도 잠시
뒤를 돌아보자

뽀얀 남자애 하나가 뭔가 배신당한 표정으로
내 뒤에 형들의 주어로 추정되는 두 명을 쳐다보고 있다






“형....이게”

“동우나 인사해-
우리 새로운 쉐어하우스 입주민이야-!!”





그러고보니 상의도 없이
지 멋대로 정한거였어?






“아 놀래라 형 전 또
저 몰래 파티하는건줄 알았잖아요-“






..




여긴 멀쩡한 사람이 하나도 없네





도대체 뭐가 좋은건지 헤실헤실 웃어보이는
이기광과 뽀얀남자애




뚫릴듯 째려보는 윤두준





나머지 한명은
도대체 얼마나 이상한놈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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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게도 뿌얘진 시야에
피곤해진 눈을 지그시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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